하운 김남열의 ' 버리고 떠나는 날 산으로'

버리고 떠나는 날 산으로
 
 
세속의 모든 아픔
세속의 그 많은 흔적들을
모두 버리고 떠나는 날
산으로 오겠지
솔숲 아래 자리를 잡고
흙이 되거나
바위가 되거나
바람이 되겠지
 
내 세속에서 모든 미련 버리고 가는 날
너를 사랑하며 찾았던 마음까지
모두 내려놓고 가게 되는 날
진달래 꽃 핀 산길 너머
환한 미소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도
두근거릴 마음도 없고
들려줄 아름다운 얘기 하나도 없으니
인연의 줄 닿아 만났다고 생각지 않으리
 
세속의 많고 많은 아픔이며 슬픔
숫한 밤을 지새우며 잠 못 이룬 날들
모두 버리고 떠나는 날
산에 와
속삭이는 솔숲 아래 편히 누워
하늘과 별과 달들 함께하며
폭풍우 몰아치며 무서운 날도 멀리하지 않고
흙이 되거나
바위가 되거나
바람이 되겠지
 
-/하운 김남열-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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